[기업탐방] 예비 사회적기업 '잇다'-③...전통문화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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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예비 사회적기업 '잇다'-③...전통문화를 “잇다”
  • 이구호 객원기자
  • 승인 2021.12.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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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열 대표, “전통문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통로 만들 것”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디자이너로서 생존하는 일은 황무지에서 풍년을 기다리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지역의 특색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더욱 세련되고, 다양한 결과물들을 창작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안동지역의 청년기업, 주식회사 ‘잇다’는 산업디자인, 디자인 기획, 관광기념품 편집샵, 로컬푸드 카페 등의 다양한 업종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어느 것 하나 디자인 요소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것이 없는 ‘잇다’와 디자이너 박정열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 주>

지역의 한글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 중인 A 씨는 다양한 한글 폰트를 개발하여 많은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그는 “한글이 촌스럽다거나 고루하다는 느낌을 많이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익숙함에서 비롯된 착각이다.”라며 디자인 측면에서 한글의 독특함을 언급했다. 

또한 문화예술연구소를 운영 중인 대표 B 씨는 “지역의 문화재와 자연 속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과 전통놀이, 한옥숙박 등으로 전통의 가치들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천천히 동화되는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한 언어학습 앱의 조사에 따르면 드라마 ‘오징어게임’ 출시된 이후, 한국어 학습자의 수가 영국에서는 76%, 미국에서는 40%가 증가한 것으로 전했다. 

방탄소년단(BTS), 봉준호 감독, 윤여정 배우, 그리고 손흥민 선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인의 활약이 세계인의 주목을 끌며 자연스럽게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세계인의 눈이 한국의 대중문화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학습을 비롯하여 한국의 전통문화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더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잇다'가 드라마 '미스터 썬싸인'으로 유명해진 안동의 만휴정을 세운 묵계종택의 보백당의 현판 글씨를 인용해 만든 명함케이스.
▲ '잇다'가 드라마 '미스터 썬싸인'으로 유명해진 안동의 만휴정을 세운 묵계종택의 보백당의 현판 글씨를 인용해 만든 명함케이스.

그러나, 정작 이에 대비하는 노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통문화의 생산과 유통은 아직 그 시스템이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에서의 전통문화의 생산은 그 사례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전통문화 청년창업육성 지원사업’ 등을 통해 장려하고는 있지만, 단기적인 사업일 뿐,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적이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 남아 있다. 

전통문화의 본고장인 안동에도 관련 종사자들이 많이 있지만, 고민하는 크기에 비해 그 결과물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대중들로부터 소외받고 있다는 평이 있다. 

우리 지역의 청년기업, 주식회사 ‘잇다’ 역시 이와 관련한 고민을 오랜 시간 가져왔다. 지난해 8월, 안동시와 안동관광두레센터가 주관하고, ‘잇다’에서 총괄 기획과 디자인을 맡아서 경기 부천의 롯데백화점 중동점에서 진행했던 ‘안동삼매경’에서는 안동소주, 안동국화차, 지영흥 안동도마, 안동포 의류브랜드 에스떼깔마, 안동 이육사 와인 등을 전시⸱판매하여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를 계기로 박정열 대표는 “안동의 전통문화적 요소들이 타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매우 높으며, 이것이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의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향후 경북 각 지역의 특산품 및 공예품을 더욱 세련된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 판매할 계획이며 관광객,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감흥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전통문화의 매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 지난해 8월 경기도 부천시의 롯데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안동삼매경' 전시 장면.
▲ 지난해 8월 경기도 부천시의 롯데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안동삼매경' 전시 장면.

또 박 대표는 “카페 ‘잇다’는 단순히 매출을 높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직·간접적인 전통문화의 경험치를 공급하여 전 국민의 경북관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이 진짜 목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통문화가 그 명맥을 이어가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하고 있지만, 전통문화를 생산⸱소비하는 데에 아직 생소한 부분이 많고, 물리적 심리적 거리감도 많이 느껴지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방식으로 전통문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간다면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이른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가치 있는 결과물들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통문화의 확산이라는 가치 지향은 최종적으로 우리 지역의 경제지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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