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대전환시대: 경쟁사회에서 공존사회로의 프레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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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대전환시대: 경쟁사회에서 공존사회로의 프레임 전환
  • 안동뉴스 편집부
  • 승인 2021.12.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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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안동대학교 교수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에 "경북 안동에 있는 국립안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입니다. 균형발전 및 지방소멸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스타일입니다. 전공과 관련하여서는 산업 및 경제 분야의 기사들을 눈여겨 봅니다."라는 자기 소개글로 연재를 하고 있는 김상우 교수는 현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이며 안동대학교 내 지방소멸연구회와 사회과학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상우 안동대학교 교수.
▲김상우 안동대학교 교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우리 앞에 닥친 대전환, 기후 및 에너지 위기, 디지털 전환, 4차산업혁명 등의 대전환 시기를 맞고 있다.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우리 경제도 고도성장기를 거쳐 지금은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성장이 둔화함에 따라 기회 또한 줄어들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때 미국 CBS 방송국에서 편성되어 큰 인기를 누렸던 아마존 정글 같은 곳에서 최후의 생존자로 남은 1인에게 100만 불의 상금이 주어졌던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최근 전세계인에게 인기를 끈 넷플릭스의 9부작 드라마 오징어게임 역시 456명의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을 벌이며 한 명만 살아남는 생존게임. 결과적으로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남은 최후의 승자에게 엄청난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콘텐츠가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그 이면에 심화되는 경쟁사회 속에 사는 우리의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이 아닐까?

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여기도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볼 수 있다. 여야 후보들이 정해졌다. 그런데 그 과정을 보면 예전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여야 후보들의 예선전을 보면 10:1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나? 나아가 심지어 100:1의 경쟁률 등 과거에 생각지 못한 경쟁의 심화 현상을 사회 곳곳에서 접한다. 이번 주말에 있게 될 중등교원 임용시험도 전공이나 지역에 따라서 20~30: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예전에는 사범대학교를 나오고 일정 자격을 갖추면 자동적으로 교사가 되던 때도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경쟁이 심화된 것일까? 먼저 경쟁이 가져오는 양면성을 생각해 보자. 경쟁상황은 인간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발전을 위한 노력의 배경이 되며, 선의의 경쟁이라는 바람직한 면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결과적으로 경쟁을 통한 발전을 이루어 온 이면의 그늘과 폐해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자리를 생각해 보자. 고도성장을 이루던 70~80년대만 하더라도 비록 대학 들어가기가 어려웠지만 대학을 나오면 얼마나 좋은 직장을 갖느냐 하는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취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경제가 무한정 고도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성장은 둔화된 반면에 노동시장의 참여 계층이 많아지면서 어떻게 바뀌어 졌는가? 예전의 경우 여성들은 대학 졸업한 후 대부분 결혼하면서 직업을 갖지 않았고, 퇴직한 은퇴세대도 노후를 일과 관련 없이 지내었다. 그런데 지금은 여성의 사회진출과 직장을 갖는 것이 당연하고, 은퇴세대도 인생 2모작을 꾀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일자리를 원하고 있지 않는가. 여당의 대선후보는 이와 관련하여 일자리 문제해결 기본방향으로 기회의 총량을 늘려야 한다면서 관련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이와 관련하여 다른 차원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고 해법을 모색해 본다. 즉, 현재의 경쟁프레임을 공존프레임으로 바꾸기 위한 제도적 전환과 의식의 대전환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어떻게 경쟁사회에서 공존사회로의 전환이 가능할까?

필자는 대학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다. 마케팅기법 중에 공생적 마케팅(symbiotic marketing)이 있는데 경쟁기업 간에 기술제휴나 공동판매 등을 통해 상생을 추구하는 기법이다. 외국기업에 맞서는 국내기업, 대기업에 맞서는 중소기업 등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이 아닌 상생을 추구하는 것이 공생적 마케팅이다.

이를테면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면서 국내 자동차기업들이 외국기업에 맞서서 전략적 제휴를 통해 주요 부품의 공동개발을 실현한다면 여기에 해당된다. 마케팅기법 측면에서 보면 지금과 같은 어려움과 대전환 앞에서는 공생적 마케팅을 중요하게 인식해야 되지 않을까?

우리는 지난 20세기 말 소위 IMF 체제라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장을 잃고 국가경제는 바닥을 치는 어려움의 터널 속에서 힘든 나날을 견디어야 했다. 하지만 IMF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총체적으로 구조조정의 어려움에 따른 국민적 고통의 감내와 벤처기업 육성 등의 신속한 정책을 통해 빠르게 이겨낼 수 있었다. 언제나 우리 민족은 큰 위기 앞에서는 대동단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위기를 극복해 왔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의 대전환 위기를 헤쳐가는 것이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우리 앞에 놓인 대전환의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기회로 삼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 위한 단기적 과제와 중·장기적 과제를 제시해 본다. 단기적 과제는 기회의 총량을 늘리는 것과 관련하여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4차산업혁명은 한마디로 얘기하면 인간의 노동을 IT기술과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하이테크 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적 예견이다. 일자리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반하여 산업은 노동집약적이 아닌 기술·지식집약적 산업으로 바뀌는 것이다. 물론 세계적인 흐름과 산업생태계 변화에 대응해가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동시에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시대적 과제 또한 우리 앞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고용친화적인 산업을 정부가 육성하기를 제안한다. 돌봄산업 등의 사회적 서비스산업이 바로 고용친화적 산업이다. 그리고 청년들 20·30을 위한 창업·창직 생태계를 강화 육성해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그런데 이 분야들은 충분한 소득이 나오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가 참여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을 통해 부족한 소득을 어느 정도 보완해 주면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즉, 국가가 재원을 마련해서 일정 부분 기본소득의 형태로 지원해 주면 많은 희망자들에게 취업의 기회가 늘어나고 건전한 노동생태계를 조성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경쟁 지상주의, 승자 독식사회에 대한 제도적, 그리고 인식의 대전환 또한 필요하다. 결단코 쉬운 과제가 아니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교육생태계 변화와 교육과정(커리큘럼)의 획기적인 개편, 그리고 대대적인 의식전환 캠페인 등을 통해 사회시스템과 문화를 바꾸어 가는 것이다. 이를테면 공교육 과정에 경쟁에 기반한 승자독식 사회가 아닌 공존에 기반한 함께 사는 사회로 가기 위해 필요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K-방역이 성공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면에는 우리의 문화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에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일 때 개인적으로는 고통과 불편을 감내하면서 공동체를 지켜온 우리의 문화적 토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사회에서 공존사회로의 대전환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은 희망고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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