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의 시사풍경] 문중 정치를 넘어서 인물과 능력의 정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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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변의 시사풍경] 문중 정치를 넘어서 인물과 능력의 정치로!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3.05.26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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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진 변호사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수십 년 지속되어 온 것이라도 아닌 것은 개혁을 해야 한다. 폐습에 대해서는 쉬쉬할 것이 아니라 용기 있게 지적을 하고 함께 변혁을 모색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안동의 문중 정치이다. 문중 정치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거론하고 극복을 모색할 시기가 되었는바, 현상과 문제점을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중원 간에 화합을 도모하고, 조상들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문중원끼리 단합, 화합하고 소통하는 것은 유교의 중심 도시, 정신 문화의 수도 안동의 자랑스러운 면면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지나치면 좋지 않다. 특정 문중이 시장을 하면, 특정 문중은 국회의원을 하는 현상이 지속되어 오거나, 지난 안동시장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후보 5명 모두가 특정 문중 출신이어서 전국적인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이런 현상은 결코 자랑스럽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출직 공무원에 도전하는 자가 어떻게 하든 특정 문중과의 인연을 홍보하고자 하거나, 성씨만 옳게 타고 났으면 벌써 당선이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도는 것은 안동의 슬프고 어두운 측면이라는 점을 이제는 명명백백히 인정을 해야 한다.

이러한 문중 정치의 과다는 여러 부작용이 있는데, 능력 있고 참신한 정치 신인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는 장벽이 되어 결국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다. 수도권으로 인재가 유출되고, 청년들이 안동을 떠나는 마당에 문중을 불문하고, 인재를 끌어모아도 부족할 마당이라서 더더욱 문제성이 크다. 더욱이 각종 기관의 직원 인사 이동에서도 문중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는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치권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영역에서도 그 폐해가 적지 않다.

또한 지역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논하는, 서울대학교 문화인류학 강좌가 있었는데 그 수업에서 안동이 “기타 성씨”, “기타 잡성”이라는 말이 쓰이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는 말까지 나왔다는 풍문은 그 진위를 떠나서 우리 안동의 어두운 측면에 대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한다.

한편 과도한 문중 정치는 정치 불신과 혐오의 원인이 된다. 정주 인구 30만 도시, 1,000만 관광도시를 10년이 넘게 정치인들이 외쳐 왔지만 현실은 안동 인구가 줄곧 줄어들어 2023년 4월 기준으로 15만 3,943명까지 내려왔다. 관광도 한번 와보고는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예산 많이 따왔다고 하는데, 그 많은 예산을 도대체 어디에 썼는지, 왜 지역은 후퇴하는 것 같은지 의문을 표하는 시민들이 많다. 도대체 한 게 뭐로! 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회자된다. 이런 형국에 과도한 문중 정치적인 요소까지 있으니 더더욱 정치 불신의 풍조가 조장된다.

이제 안동은 새로운 정치 문화를 통해 지난 잃어버린 세월을 극복하고 힘차게 도약해야 한다. 과도한 문중 정치적인 요소를 넘어 이제 인물과 비전, 능력 중심의 정치 문화로 나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문중원들끼리 화합하고, 소통하는 아름다운 전통은 더욱 계승 발전시키되 공적, 정치적 영역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지역의 화합과 발전을 모색해야 된다. 당장 내년 총선부터 진정한 변화가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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