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삼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행정통합 아노미

김휘태(전 안동시 풍천면장)

2026-02-03     권기상 기자

지방자치는 지방분권을 해야 하고, 지방분권은 시ㆍ군ㆍ구 기초자치단체의 주민자치를 중심으로 소규모(읍면동 마을)로 이루어져야 주민 화합과 생활편의 및 복리증진으로 지방(인구)소멸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그런 바탕 위에서 시ㆍ도 광역자치단체는 초광역경제연합 발전과 시ㆍ군ㆍ구 지원 협력 등 국가와 중간(조정)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시ㆍ도 광역자치단체에서 삼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행정통합 아노미 현상을 일으키면서, 마치 춘추전국시대의 영웅호걸처럼 지방분권의 기선을 잡겠다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물론 고대 제국 시대와 차원이 다른 현대 민주주의 시대의 지방 자치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주민 동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지금 삼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광역행정통합 아노미는 기본적인 지방 자치분권 개념조차 본말이 전도되었고, 정책추진 과정도 가장 핵심 조건인 주민 동의 절차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시ㆍ도의회 동의를 받았다지만 주민 생활에 중요한 행정통합은 당사자인 주민 동의를 받아야 우려되는 지역갈등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에서 갑자기 6.3 지방선거 목전에 4년 20조 인센티브 유인책으로 과잉 경쟁을 부추겼고, 그 바람에 대구ㆍ경북까지 다시 합세하고 광역시가 없는 충북도까지 특별자치도 요구를 하게 되어, 그야말로 모두 수용할 수도 없는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희대의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도대체 특별시가 아닌 곳이 없다. 만약에 이 모두가 수용된다고 하면, 특별시가 아닌 곳이 진짜 특별시가 되는 웃지 못할 난센스가 벌어진다. 광역행정통합 특별시에 충북 단독 도까지 모조리 특별자치도가 되겠다고 하니까 대한민국 국민은 특별국민이 되는 영광을 안게 된다. 세계에서 유일한 특별국가의 특별국민이 특별히 자랑스럽다!

과연 이런 코미디가 실현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상식적으로는 아니다. 그렇게 될 수도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시도마다 20조씩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자치분권 요구가 시도마다 중구난방 다르고, 일시적인 재정지원이 아니라 항구적인 6 대 4 정도의 재정 분권과 중앙정부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분권까지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앞서가던 대전ㆍ충남은 당초에 제안한 특별법보다 훨씬 미흡한 분권 이양 법안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서 시ㆍ도의회 재의결까지 거론되고 있다. 광주ㆍ전남과 대구ㆍ경북도 시민단체와 공무원 및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같이 주민의견 수렴과 숙의를 통해 충분히 이해하고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관 주도의 하향식 정책추진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특히,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는 지방자치 분권 행정통합(조정)은 구체적인 계획과 개개인의 이해득실까지 충분하게 설명하고 이해한 후에 주민들 대다수의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시작할 수 있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그런 만큼 민주주의 원리에 매우 충실해야 한다.

지금 실시간 뉴스로 정부에서도 당초에 대전ㆍ충남과 광주ㆍ전남을 대상으로 지원 정책을 발표하였으나, 예상외로 대구ㆍ경북과 충북도 등 전국적인 연쇄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멈칫하며 폭발적인 법ㆍ제도적 지방분권 이양 요구를 전부 감당할 수 있을지? 당황스럽게 확대 검토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하루빨리 아노미에서 깨어나야 한다.

1995년 2단계 지방자치제와 2021년 광역 메가시티까지 30년간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지방 균형발전 차원의 자치분권 노력이 여물기도 전에, 섣불리 6.3 지방선거판에 졸속 통합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될 일이다. 어제 6개 시ㆍ도에서 공동으로 시의적절하게 주민투표와 통합기본법제정 등을 제시한 것도, 꼭 유념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