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시민민속바둑대회

2016-10-08     안동뉴스 편집부

시민민속바둑대회가 10월 8일(토) 오전 10시부터 안동 웅부공원에서 열린다.

시민민속바둑대회는 2012년 제41회 안동민속축제 때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는다. 참가비는 없으며, 접수는 10시부터 10시30분까지이고 대국의 승자에게 시상금 등이 주어진다. 이번 대회는 선비들의 풍류였던 바둑을 통해 한층 더 격조 높은 놀이 문화를 재연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둑에 관해 안동에선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가 전해 온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몇 해 전의 일이다. 서애가 휴가를 얻어 고향인 안동 하회(河回) 마을로 내려와서 여러 날 지내게 되었는데 하루는 재 너머에 사는 치숙(痴叔=바보숙부라는 뜻)이 찾아와서 바둑을 두자고 청하는 것이었다.

치숙은 평소 집안에서 묻혀 살며 동네 사람이나 집안 문중에서도 바보 취급을 받는 인물이었는데 뜻밖에 바둑을 두자고 하는지라 서애는 퍽 의아해 하면서도 숙부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서 마지못해 대국에 응했다.

그런데 뜻밖의 사태가 발생했다. 바둑실력이 국수급임을 자부하던 서애가 치숙의 바둑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처음부터 몰리기 시작하더니 전판이 몰살당하고 겨우 한쪽 귀퉁이만 사는 꼴로써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치숙은 대승을 거둔 뒤 껄껄 웃으면서 “자네 재주가 그래도 웬만하네. 팔도(八道)가 모두다 병화(兵火)에 짓밟혀도 변방 한곳에서 다시 나라를 회복하구먼”하고 이상한 말을 했다.

치숙의 그 말은 앞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 조선팔도가 왜놈들의 말발굽 아래 짓밟히게 되고 조선 임금이 국토의 한쪽 귀퉁이인 의주로 피난가게 될 것을 예언했던 것이다. 아무튼 참패를 당한 서애가 치숙에게 다시 한판을 두자고 청하자 치숙은 고개를 흔들면서 “아닐세. 실은 내가 자네와 바둑을 두려고 온 것이 아니라 이상한 변괴가 일어날 것 같아서 찾아온 것이네. 앞으로 3일 후 자네 집에 건장한 체격의 중(僧)이 찾아와 하룻밤 유숙을 청할 것이니 절대 허락하지 말고 내 집으로 보내주게”하고 신신당부한 뒤 돌아갔다.

3일후 과연 치숙의 말대로 금강산 유점사에서 왔다는 중 한사람이 유숙하기를 간청하기에 재 너머 치숙의 집으로 보냈는데 그 중은 서애를 암살하러 온 왜놈의 첩자였으며 중이 매고 다니는 바랑 끈은 조선 팔도의 지도를 꼬아서 만든 것이었고 그 왜승(倭僧=왜놈의 중)은 그날 밤 치숙에게 혼이 나서 달아났다고 한다.
어떤 야화에 의하면 치숙이 아니라 서애의 바보 형이었으며 호는 겸암(謙庵) 이름은 류운룡(柳雲龍)이었다고 하는데 바둑계에 예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일 뿐 고증할 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