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의 시사풍경] 안동 원도심 경제 회복 위한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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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변의 시사풍경] 안동 원도심 경제 회복 위한 쓴소리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3.12.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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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안형진
▲안형진 변호사.
▲안형진 변호사.

필자가 학생 시절이던 1990년대에는 안동 구시장 일대는 평일, 주말을 불문하고 인산인해였다. 

서울로 치면 명동 같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옥동 일대가 개발돼 신도심으로 부상하고, 도청 신도시가 예천과 안동 사이에 어중간하게 들어서면서 외지 인구들이 안동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기존 안동 인구가 옥동 또는 도청 신도시로 분산됐다.

한때 20만 명이 넘던 안동 인구가 15만 명으로 줄면서 안동 원도심에는 유동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른바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

집에 고이 모셔져 있는 정치인들의 선거공보물을 보면 30만 경제인구도시, 1,000만 관광도시를 곧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고향 안동을 만들어 놓고 사과나 유감 표명하는 정치인 한 명 없으니 울화통이 치솟는다.

흘러간 물에는 손을 담글 수 없으니, 할 말은 많지만 지난 정치인에 대한 비판 보다는 해결 방안에 대해 논하는 게 좀 더 건설적일 것이다. 

첫 째, 안동 원도심에 상급 종합병원을 신설해야 한다. 경북대병원 분원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어차피 안동이나 주변 시·군 사람들은 서울 아산병원이나 서울대병원을 가야 하니 그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왕 유치하는 김에 아산병원처럼 안동과 그 인근 시·군민들의 의료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병원이 들어와야 한다. 

강원도 강릉에는 강릉 아산병원이 오래전에 들어서서 지역 의료의 혁신을 가져 왔으니, 우리 안동도 할 수 있다. 만일 아산병원만 안동 구 역사 부지나 원도심에 떡 하니 들어서면 경북 북부의 의료 수요가 안동으로 집중될 것이다. 의사, 간호사, 병원 인력 등 고용이 창출되고, 병원에 납품하는 식자재 등 상당한 수요가 창출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둘 째, 각종의 행사를 안동 원도심에서 개최해야 한다. 무슨 말인가 하니 이제라도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 대한 행사 몰아주기를 그만해야 한다는 말이다. 

필자는 구시장 인근에서 자주 소머리국밥 등을 먹는데, 자주 듣는 시민들과 상인들의 목소리는 “도대체 그 먼 데서 왜 행사를 하니껴, 여기는 죽을 지경인데”로 요약된다.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 그나마 있는 행사마저 계속 몰아주는 바람에 시민들은 불편하고, 예산은 낭비되고, 원도심 공동화는 심화되니 이제는 안동 원도심에 각종 행사를 집중하는 용단을 내리자.

셋 째, 무료버스를 시행해야 한다. 안동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주된 고객층은 청소년과 노년층이다. 이분들이 시내에서 장도 보고, 먹을 것도 사 먹게 하면 원도심 경기가 나아질 것인데 그게 바로 무료버스인 것이다. 

실제로 청송의 경우 무료버스 시행 후 장날(4, 9일)에 유동 인구와 상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덧붙이자면 시내에서 면으로 돌아가는 버스들이 점심 때, 저녁 때 각 1회씩 편성돼 있는 경우, 오후 3시에도 한 번 더 편성해서 점심 때까지 볼일을 보고, 저녁 때까지 기다리는 불편을 방지하는 것도 추진해야 한다.

저녁이 되면 어둑한 안동 원도심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정치인들은 그동안 한 게 무엇이란 말인가. 말로만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정치도 구호로 해서는 안된다. 원도심 상급 종합병원 유치, 각종 행사의 원도심 집중, 무료버스 시행을 통해서 원도심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어야 한다. 정치권은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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