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최후의 날’ 같은 종말적 대재앙이 언제 어디서 다시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징후들이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극단적인 가뭄과 폭우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무한대로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막에 홍수가 나고 밀림에 초대형 산불이 난무하는 대혼돈이 ‘폼페이 최후의 날’을 방불케 하고 있다.
올해는 엘리뇨와 라니냐가 뒤바뀌는 현상으로 폭우가 극심할 것이라는 기상경보 중에 중동 사막과 중국 대륙이 대홍수에 잠겼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가뭄에서 홍수로 돌발적인 물 폭탄이 쏟아져 댐과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와 농경지가 바다가 되었다. 200년 빈도로 설계되었다는 수리시설이 500년 빈도를 넘은 대재앙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아직도 복구가 늦거나 실종자 유골조차 찾지 못한 채 또다시 폭우가 닥치고 있다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초대형재난 대책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초대형재난의 심각성은 언제, 어디서, 어떤 재난이 돌발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자연환경 파괴가 연쇄적인 폭발로 대재앙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ㆍ인재 복합형 대재앙으로 우리 지역의 낙동강이 최후의 날을 맞을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해보는 것은 그만큼 시급하고 중대한 위험 요인이 크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수량과 수질 격변에 대한 응급복구책과 지속 가능한 체계적 방재시스템을 강구 하지 않으면, 결코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먼저 수량적인 분석기록을 보면, 2003년 태풍 매미 때에 임하댐 지역에 하루 400mm 폭우로 댐 월류 위기와 심각한 탁수 문제가 발생하였고, 안동댐도 2023년 환경부의 연구결과 47년간 연평균강수량 660mm의 2배 가까운 1,250mm의 강수량으로 홍수위험이 커지고 있다. 향후 2050년경에는 양 댐의 비상여수로까지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수질분석 기록을 보면, 낙동강의 최상류에 위치한 50여 곳의 폐광산과 석포제련소에서 독성중금속이 흘러들어와 안동댐의 진흙바ㅍ닥에 1미터나 침적되어 있는 것도 종말적 대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 50년간 51㎢의 퇴적토에 ‘이따이이따이’ 병원인 카드뮴을 비롯한 비소, 납, 아연 등이 축적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또한 중류지역의 260개 산업공단, 1만7,000개 공장, 4,000여종의 화학물질 사용, 1일 50만 톤의 산업폐수를 배출하는 취수원에서 1991년 페놀, 2004년 다이옥산, 2006년 퍼클로레이트, 2007년 페놀, 2009년 다이옥산, 2018년 이후 과불화화합물 등 오염사고로 33년째 1,300만 영남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종말적 대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또 하나는 남세균, 마이크로시스틴, 시아노박테리아 등으로 불리는 맹독성 녹조로서 청산가리의 100배 살충제 DDT와 같다. 강과 논에서 5천ppb까지 무한대로 검출되었고, 쌀, 무, 배추 등에서 2~3ppb, 정수장에서 0.28ppb, 가정집 수돗물에서도 0.17ppb, 공기에어졸(미세먼지)이나 지하수까지 전 방위적으로 종말적 대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 3월 18일 감사원의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 보고서’와 같이 극한 폭우 증가로 댐이 월류 하거나 붕괴되는 물리적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고, 연쇄적으로 중금속과 유해화학물질 및 마이크로시스틴 등으로 화학적 대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어느 경우나 대량 인명피해와 엄청난 재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안동댐은 표리부동한 시한폭탄으로 폭발물은 진흙속의 중금속 덩어리이며 뇌관은 하루 400mm가 넘는 극한 폭우로 댐이 월류 하거나 붕괴되는 것이다. 중금속이 없는 안동댐의 표면에는 빙어가 노닐고 쇠제비갈매기가 먹이로 서식하며 친환경 관광자원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바닥에서는 거대한 시한폭탄이 ‘낙동강 최후의 날’을 불러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