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유림단체, 김광림 전 의원에 '공적패' 수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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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유림단체, 김광림 전 의원에 '공적패' 수여 논란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0.12.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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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개 유림·문화사회단체장 200만 원짜리 패 제작 수여
▲지난 10월 2일 안동시청에서 이동수 안동문화원장이 김광림 전 국회의원에게 공적패를 수여했다.
▲지난 11월 2일 안동시청에서 이동수 안동문화원장(맨 좌)이 김광림 전 국회의원(중간)에게 공적패를 수여했다.

雄道慶北 儒鄕安東 道廳移轉 地域繁榮(웅도경북유향안동 도청이전지역번영)
精神文化 中心都市 燦然功積 永遠傳(정신문화중심도시 찬연공적영원유전)

오는 2021년 완공을 앞둔 안동의 3대 문화권사업이 한 해 수십억 원의 혈세 낭비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업을 추진한 김광림 전 국회의원에게 지역 유림단체와 시 보조금 지원단체장들이 공적패를 수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유림단체 내부에서는 "전국에서 공적비 없는 곳이 안동"이라며 지난해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안동 방문에서 '구세주'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것과 함께 시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2일 안동시 정례회에서 열린 자랑스러운 시민상과 명예로운 안동인상 시상식에서  안동문화원은 김 전 의원에게 공적패를 수여했다. 

▲김광림 전 국회의원에게 수여된 공적패.
▲김광림 전 국회의원에게 수여된 공적패.

공적패는 당초 안동의 유교문화선양회라는 유림단체가 전·현직 안동문화원장을 내세워 회원 60여명에게서 기금을 마련해 상패와 공적비를 세우려했다. 하지만 일부 동의하지 않는 내부 분위기로 인해 공적패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패에는 "~임기 중 도청이전과 수많은 숙원사업을 성사시켜 웅부안동의 번영과 정신문화수도의 명성을 드높인 공적을 오래도록 기리고자 이 패를 새겨드립니다"라고 명시됐다.

수여자는 '안동문화를 지키는 사람들 일동'으로 전·현직 안동문화원장 3명, 향우회장 3명, 전·현직 정치인 13명, 직능단체장 35명을 포함 총 54명의 이름이 올려져 있다. 패는 실제 비석크기로 가로 60cm, 세로 90cm의 은행나무 제질로 제작돼 200만 원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비용은 관변단체장 49명에게서 5만 원씩을 갹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유림단체의 A씨는 "정치인들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마땅하다. 모든 일에는 공과가 있기 마련인데 공적비를 세운다는 발상 자체가 안동답지 못하고, 유림답지 못한 일"이라며 "지난 퇴계 서세 450주년에 맞춰서 본다면 퇴계는 비석에 과포장돼서 남기는 것을 경계하며 겸손, 겸양, 경의 실천을 보여주었다. 유림 본연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꼬집어 말했다.

열린사회를 위한 시민연대 강서구 집행위원장은 "지난 재임기간동안 안동발전과 번영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대해서는 다수 시민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데 보조금을 받은 단체장들이 회원 개개인의 의사반영 없이 공적을 기렸다니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안동문화원 사무국장은 "정치적인 색깔을 떠나서 한 지역을 위해 3선 동안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기려주고, 격려해 주는 정서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사업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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