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문화원, '사무실 빼라'에 난색!... 市, 대기업 후원 북카페 공사로 임시 이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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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문화원, '사무실 빼라'에 난색!... 市, 대기업 후원 북카페 공사로 임시 이전 요구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3.06.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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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없는 이전 요구로 협소한 장소에 피해는 시민들 몫 우려
구 영상미디어센터 내진보강과 리모델링 공사 완공 길어질 수도
▲안동시가 지난 12일 공문을 통해 오는 7월말까지 임시 이전을 요구하는 협조 공문을 안동문화원에 보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사진 권기상 기자)
▲안동시가 지난 12일 공문을 통해 오는 7월말까지 임시 이전을 요구하는 협조 공문을 안동문화원에 보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사진 권기상 기자)

[안동=안동뉴스] 최근 안동문화원(이하 문화원)이 안동시로부터 사무실 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받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가 민간기업이 후원하는 영업점 유치를 이유로 한 달여의 기간을 주며 임시 장소로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의 보조금 지급 단체에 대한 갑질형태로도 비춰지고 있다.

문화원은 지난 12일 시로부터 오는 7월 말까지 경북유교문화교육관 2층으로 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받았다. 현 문화원이 장소가 협소해 향후 이전하게 될 구 영상미디어센터의 내진보강과 리모델링 공사가 완공 예정인 오는 2024년 4월까지 임시 이전을 요청했다.  

시는 원도심 일대에 오는 연말까지 문화·관광타운을 조성·계획 중에 있으며, 이와 관련 지역 기업과 상생 협업으로 복합 인문·문화공간인 안동지관서가 1호점을 조성하고자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시 말해 안동에도 업체를 둔 대기업이 사회환원사업으로 한 점포당 5억 원 정도를 후원하는 북카페 공사를 위해 문화원을 비워 달라는 협조·요청 형식이었다. 
 
당면 문제가 닥친 문화원은 지난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임시 이전에 대해 논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사회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주요 정책과 관련해 어쩔 수 없는 임시 이전이라면 모르겠지만, 사회환원사업을 차치하더라도 사전 협의나 소통도 없이 시민들의 피해만 감수하게 한다는 자조 섞인 실소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문화원 이사회 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는 도심 외곽에 한적한 곳에 북카페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사회환원사업이라면 도시재생사업과 같이 도심의 유휴공간이나 건물을 활용하는 것이 맞다. 시내 중심가 요지를 촌각을 다투며 비워줘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기식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화원은 시의 주문과 같이 임시로 이전하게 되면 지난 1968년 설립된 이후 약 50년 넘는 세월 동안 현 위치 인근을 벗어나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전 장소의 크기가 문제되고 있다. 현 안동문화원은 약 425㎡(약 128평) 정도지만 이전 예정지는 절반 수준으로 문화원이 보관 중인 각종 서적과 자료 보관 등에도 문제가 예상되고 있다. 또 현재 진행·계획 중인 축제와 각종 행사, 15종의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워지거나 취소될 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에 문화원은 구 영상미디어센터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공문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촉박한 임시 이전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안동시 담당자는 "1년 전부터 논의된 사안으로 이미 비어있는 건물도 있고 해서 북카페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잠시 다른 곳으로 갔다 오는 것이 어떻겠냐고 한 것뿐"이라고 직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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