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이모’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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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이모’를 아시나요?
  • 김규태 기자
  • 승인 2012.08.08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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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이모' 임오늠 씨
‘길냥이(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고양이)’에 관심과 애정이 있는 애묘인들에게 ‘안동이모’라 불리는 이가 있다. 안동 지역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며 18년째 주인 없이 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는 임오늠(55)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낮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좁은 미용실 안에서, 밤에는 고양이가 있을 만한 길목 곳곳에서 먹을 것을 주는 등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그녀는 이미 네티즌들 사이에선 유명한 애묘인이다. 1995년, 우연히 어미가 죽고 없는 일곱 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돌보았던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한결같이 버려지거나 병든 고양이들을 향해 애정을 쏟고 있다.

미용실 운영한지 10년… 고양이 때문에 갈수록 손님 줄어

10년 전부터 미용실을 운영 중인 임씨는 자신이 거두어들인 고양이들을 미용실 안의 작은 방에서 키우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가 늘어만 가는 고양이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공간까지 점령했다.

임씨의 미용실을 찾는 손님들은 처음엔 십 수 마리의 고양이들이 미용실 내부를 돌아다니는 흔치 않은 광경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고양이의 수가 점차 늘어나며 미용실 이용에 방해가 되는 수준에 이르자 발길을 끊게 됐다.

고양이 때문에 손님이 줄며 갈수록 생업을 이어가기 힘들어지지만 임씨는 고양이들을 돌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뒤져 먹이를 찾거나 병에 걸리고 차에 치어 죽는 고양이들이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 미용실 한편의 좁은 방은 고양이들의 보금자리로 이용되고 있다

후원의 손길 이어지지만, 일회성 아닌 꾸준한 후원 필요

임씨가 돌보고 있는 50여 마리의 고양이는 모두 중성화 수술이 되어 있는 상태다. 여러 마리가 집단으로 생활하는 환경의 고양이는 중성화를 시키지 않으면 발정기가 이어져 계속 새끼를 배게 되어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임씨는 자신의 식구로 받아들이는 고양이들에게 꼬박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상을 입고 임씨에게 발견되어진 고양이는 임씨가 손수 비용을 들여가며 치료를 해준다.

하지만 이에 따른 비용이 엄청나 주위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임씨의 수입만으론 중성화 수술비, 치료비, 사료값 등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벅차기 때문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애묘인의 도움으로 임씨를 후원하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카페 개설 초기에 비해 후원의 손길이 줄어 임씨의 생활고는 여전하다.

많은 이들이 처음에는 카페에 올려져 있는 고양이 사진을 보고 후원하겠다고 연락해오지만, 한두 번 후원금을 보내고 마는 경우가 많아 지금도 넉넉하게 고양이들을 보살필 여력은 되지 않는다.

임씨는 “카페에서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보고 그 때 기분에 따라 후원하겠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며 즉흥적 후원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 전국 각지 애묘인들의 후원을 통해 사료를 충당하기도 한다

여름 휴가철이면 버려지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 급선무

임씨 같은 애묘인에겐 고양이나 강아지 등의 애완동물은 평생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또 다른 주인에겐 그저 한 때 갖고 노는 장난감처럼 취급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애완동물을 엄연한 생명체가 아닌 한낱 물건으로 생각하기에, 한 때는 마냥 귀여워하며 사랑을 듬뿍 주다가 다 자라거나 어느 순간 정이 떨어지면 단숨에 ‘처치 곤란한 물건‘이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애완동물을 몰래 유기하는 사례가 많아 길거리엔 집 밖으로 쫓겨난 유기묘, 유기견들이 넘쳐난다. 특히나 여름 휴가철에 버려지는 애완동물은 사회적인 문제가 될 정도다. 이는 자신들이 ’분양받은‘ 물건을 ’버리는‘ 행동이 아무 문제없는 일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왜 다른 말로 ’반려동물‘이라 이르는지는 반드시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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