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은 10월 10일 오후 2시 30분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이현준 예천군수를 비롯한 종손·종부와 유림단체 및 학계 관계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천군 문화회관에서 2012 종가 포럼을 개최했다.

금년 5회째를 맞이하는 종가 포럼은 ‘종부, 섬김과 나눔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종부(宗婦)들의 삶과 정체성을 재조명하고, 문중의 경계 속에서 여성적 리더십과 종가문화를 지켜 온 종부의 삶을 통해 오늘날 형해화되어 가는 가문과 가족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배움의 시간을 갖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종가 포럼 행사는 수졸당 윤은숙 종부의 서예 휘호를 개막 공연으로, 종가 영상물 상영, 내방가사 가창, 연극 공연, 종가문장 휘장 봉정식 등 다양한 기념행사로 진행했다.
학술 행사로는 이용태 박약회 회장의 기조 강연과 서강대 강혜경 박사의 종부와 관련한 주제 발표로 이어졌으며, 부대 전시행사로는 종부 문화와 관련한 사진·유물전시, 경주 무첨당 종가외 6개 종가의 가양주 전시, 예천 초간정종가외 5개 종가의 주안상 전시와 도내 52개 종가의 문장 휘장 전시도 마련되었다.
이날 김관용 도지사는 “영남지역의 종부들 삶의 문화를 재조명하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 이조 500년 동안 크고 작은 유림의 역사는 여성의 삶을 통해 역사의 지평이 되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며 “종부의 삶은 앞으로 여성 사회의 리더로서 자리 매김 될 것이다”며 환영사를 했다.

또 한국국학진흥원 김병일 원장은 “살아 숨쉬는 문화가 종가에 있다. 그 중 으뜸인 헌신하면서 배려하는 여성의 리더십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면모를 보여줬다”며 개회사를 통해 아낌없이 베푸는 종가의 여성상을 표현했다.

이현준 예천군수는 “소중한 전통을 이끈 종손·종부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문중의 모든 짐을 조용한 곳에서 바르고 올곧게 이끌어낸 종부의 삶을 혜안으로 삼아 나눔과 섬김의 여성 리더로서 존경받는 사회 여건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 서 달라”며 인사말을 전했다.
오랜 세월 종가는 우리 문화의 높은 격조를 대변해 왔으며 특히 종문 (宗門)의 전통 보존은 국가와 사회를 위한 헌신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종가는 유교 문화와 선비 정신이 녹아 있어 한국 역사와 전통 문화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연극공연_ “내 저거라꼬는 없었어”
의성김씨 동강종택의 14대 종부이자 심산 김창숙 선생의 며느리인 손응교 여사(93)를 소재로 한 창작 연극이다. 손여사는 현재 성주에 있는 동강종택에 생존해 있는 인물로, 애국지사였던 심산 선생의 독립운동을 뒷바라지하는 한편, 기울어져가는 종가를 거의 혼자 힘으로 지켜 오늘에 이르게 한 종부이다. 연극에서는 손여사의 그런 삶을 조명함으로써 종부문화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반추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연출은 대구지역 중견 연출자인 최재우가 맡았고, 배우는 중견 배우인 김용림(탤런트) 외 2인이 출연했다.
▶학술행사_ 종가와 종부, 유교적 도덕성과 종부정신
학술행사는 종부문화의 현대적 의미를 살피고 그 계승방안을 모색하는 2개의 강연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이용태 박약회장이 '21세기를 오늘을 사는 선비의 길, 종손의 길, 종부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종가 및 종부문화의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했다. 이어 영남지역 종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해 종부문화의 현황과 의미를 실증적으로 연구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서강대학의 강혜경 박사가 '종부를 통해 본 유가의 도덕성과 종부정신'이라는 제목으로 오늘날 종부문화의 현황과 특징 그리고 그 계승방안에 대해 강연했다.
▶ 전시행사_ 종부문화사진전, 종가 내림가양주와 주안상 전시
종부문화사진전에서는 경북지역 불천위 종가 종부들의 일상을 중심으로 종부의 일반적인 생애사를 소개했다. ‘종부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도입부를 필두로 ‘종가로 시집오다’, ‘종가의 법도를 배우다’, ‘종부가 되다’, ‘섬기고 나누다’, ‘사당에 들다’라는 6개의 주제 속에 경북지역 종가문화의 이모저모를 다녀간 카메라에 담아온 이동춘 작가의 작품 40여 점이 전시됐다. 이 사진전은 행사가 끝나면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으로 장소를 옮겨 10월 중순부터 약 보름 동안 연장 전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