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소중한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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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소중한 인연들
  • 오경숙 기자
  • 승인 2012.10.12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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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 자원봉사를 하면서

40대가 들어서면서 무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 무언가가 다른 사람을 위한 것 이였으면 하는 어렴풋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즈음, 마침 다니던 사찰인 법룡사에서 안동시장애인종합복지관 급식봉사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아는 지인으로부터 통해 들었습니다.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후의 시간이라 흔쾌히 그러자고 승낙의 의사를 표하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첫 봉사일.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라 마음을 추슬러 복지관을 찾았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10년 넘게 봉사를 했었지만 안동시장애인복지관은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런 긴장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도착하여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안내데스크에 계시는 선생님의 밝은 미소와 조리장님께서 따뜻한 미소로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첫발 내 딛기가 어렵지 일단 내딛은 저의 발걸음은 활발하고 부산하게 움직였습니다. 급식실문에 부착된 금주의 식단에는 그 주의 메뉴와 원산지가 표기되어 있어 믿음이 가기도 했습니다.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조리실에서 조리장님의 지시대로 저를 비롯한 봉사자 5분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음식들이 하나둘씩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11시 45분쯤 모든 것이 준비되자 문이 열리고 기다리고 계시던 이용자분들이 식사를 하러 들어오셨습니다. 다들 웃으시면서 줄을 서서 식판을 들고 계시는데 괜스레 마음 한 편이 뿌듯해졌고 뭉클해져 눈가가 다 촉촉해졌습니다.

몸이 불편하셔도 서로를 배려하시며 식사를 다 드시고 난 뒤에는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이 그렇게 천사처럼 순수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봉사하는 제가 그분들로 인해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었는데 제가 오히려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인데 그분들은 그렇게 고마움을 전해 주셨습니다.

복지관에서의 봉사는 내가 가진 오만과 편견을 떨쳐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에 기회가 닿는다면 아이들과 더불어서 봉사를 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겨울 끝 봄의 문턱에서 시작된 봉사가 여름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몇 번의 봉사를 통해서 알게 된 분들의 마음 따뜻한 인사에 한 달에 한번뿐인 봉사이지만 그 날이 손꼽아 기다려지는 것은 아직도 저의 마음이 굳어지지 않은 것이라 자기 최면을 걸어 봅니다.

법룡사를 통해 복지관에 봉사하러 다니게 된 것을 부처님의 가피로 감사히 여기고 ‘이 소중한 인연들을 오랫동안 이어가도록 노력 해야겠다.’라고 오늘도 다짐해 봅니다.

자행심 김지연(자원봉사자)

▲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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