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의 시사풍경] 발트 3국과 경북 북부 정치 품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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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변의 시사풍경] 발트 3국과 경북 북부 정치 품앗이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3.07.14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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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안형진

발트3국은 우리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나라다. 북유럽에 있는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를 일컫는데 이번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려서,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곳이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이다. 그런데 발트3국이 경북 북부 지역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일단 발트3국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발트3국은 이웃한 국가이고, 러시아의 압제 속에서 독립을 위해서 투쟁하였고, 1991년에 함께 독립했다. 

1989년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를 거쳐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로 이어지는 675km를 200만 명이 인간 띠를 이어 만든 '발트의 길'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유명하며, 기네스북에 올르기도 했다. 

지금도 러시아로부터 안보 위협을 받는 공통점이 있다. 인구와 면적은 라트비아는 645만ha, 183만명, 에스토니아는 435만ha, 132만명, 리투아니아는 652만ha, 259만명으로, 면적은 남한 면적 1,004만ha의 2분의 1 정도이고, 인구는 경북 인구 259만과 비교할 수 있다.

위와 같이 발트 3국은 지리적,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안보외교 상황도 비슷하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공통점을 기반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3국이 연합체를 이루어 움직인다는 점이다. 프랑스, 영국이 개별 외교를 중시한다면 발트 3국은 3개의 나라의 인구, 경제력, 외교력 등의 약점을 3국의 외교 연대 정책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를 계속 해오고 있고,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점에서 경북 북부에 시사점이 있다. 경북 북부는 정치, 문화, 지리적인 측면에서 많은 점을 공유한다. 지역어와 정서도 비슷하다. 지역 간에 한 시간 거리라서 장날에 서로 이동하며 지내는 친근한 사이기도 하다.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초재선이라서 중앙에서 정치력이 강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역 발전이 정체되고, 큰 산업체가 없는 취약점도 공유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경북 북부 국회의원, 지자치단체장, 지자치단체의회 지도부의 정치적 연합체의 결성이다. 각 지역의 숙원 사업을 해결을 위해 조직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이른바 정치 품앗이라고 할 수 있다. 모내기 등 큰 일이 있으면 서로 돌아가면서 함께 돕듯이, 각 지역의 문제에 대해서 국회의원들이 연합체를 이루어서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실제로 안동시는 빅 4병원의 유치, 문경시는 한국체육대학교 유치 등 지역구 국회의원 1명과 자치단체장 1인의 힘으로는 하기 어려운 굵직한 과제들이 산적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더해서 경북 북부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정치연합체 회의를 정례화하여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비전과 전략이 지역별로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제 경북 북부라는 좀더 넓은 관점에서 조율된 비전과 전략을 정립해서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경북 북부는 정치적, 지역적, 정서적으로 한 가족이다. 많이 낙후한 만큼 해야 할 큰 일도 많다. 힘을 모아야 한다. 국회의원, 지자치단체장, 지자치의회 지도부가 지역별로 일할 것이 아니라, 지역 연합을 이루어서 조직적으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정치 품앗이 공동체를 이루어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부 지역을 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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