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의 시사풍경] 악수 정치, 행사 정치에 싸늘한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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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변의 시사풍경] 악수 정치, 행사 정치에 싸늘한 민심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3.09.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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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안형진
▲안형진 변호사.
▲안형진 변호사.

이제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내년 4.10에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다. 이때 쯤 되면 정치권에서는 장이 섰다라는 표현을 한다. 

총선 관련하여 추석 전 여론조사가 대개 이 시점에서 진행되고, 출마 입지자들은 본인의 이름을 여론조사에 올리기 위해서 또 적어도 두 자리 이상의 수 지지율을 받고자 발에 땀이 나도록 다닌다. 출마 입지자들이 자신과 정책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정상적인 정치활동이고 오히려 권장될 행동이다. 그런데 시민들의 반응이 싸늘한 것은 왜일까.

우선 출마 입지자들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살펴보자. 일단 문중 총회, 체육대회, 계모임 등 각종 행사에 가서 얼굴을 비추고, 악수를 하는데 주안점이 있다. 그 마음이 얼마나 급하고 간절하냐 하면 밥 먹을 시간, 물 먹을 시간까지 아껴서 한 행사라도 더 가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서 악수하고, 명함을 건낼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만난 사람을 저녁에 만나도 모른다. 빨리빨리 해야 하니 지역 발전에 대한 진득한 대화를 하거나, 자기의 정책과 소신을 잔잔히 설명할 시간도 없다.

이러한 형태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우리 경북 북부 주민들이 매 선거철마다 겪었던 정치 현실이다. 그런데 시민들 입장에서는 저 사람은 여기 살지도 않고, 처자식도 서울에 다 있고, 일도 서울에서 하고 있으면서 선거철 되니 이렇게 갑자기 내려와서 주말마다 악수하고 다니고 중앙을 잘 안다, 내가 어느 고위직을 역임했다며 안동을 사랑하고, 헌신하겠다고 하니 그게 진짜인지 참으로 궁금한 것이다. 

더욱이 수많은 선거를 겪으면서 안동에 뼈를 묻겠다고 하다가 선거가 끝나거나 공천이 안되면 바로 짐 싸서 서울 가버리는 행태를 수없이 목도한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런 것이다. 심지어 분노한 어떤 시민은 “평소에 안동에다가 물 한 잔 떠놓지 않고 하던 거 다 아는데 우리를 등신으로 아나”라며 격한 표현을 하기도 한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출마 입지자들의 진심은 그렇다 쳐도 지역 발전만 시켜주면 되지라는 절박한 마음이 있어서 지금껏 속는 셈 치고, 같은 문중이라고 찍고, 당이 그러니 찍고, 찍을 사람이 없어서 찍고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지역의 현실을 보면 이제 이렇게 하는 것은 안된다는 공감대가 강해지고 있다. 무슨 단지만 유치한다고 하면 땅 투기 문제가 불거지고, 몇조 생산이 유발된다, 수백 명의 고용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해 놓으면 빈 땅으로 놀리고, 사람이 찾지 않아서 적자 보전해 주느라 지금도 어려운 안동시청이 예산을 투입하느라 허리가 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역에 관해 무엇이 발전되었고,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해 졌나, 병원 때문에 서울, 대구 가지 않아도 되나 라고 자문해 보면 고개를 내젓는 시민들이 상당수이다.

선거철 반복되는 급한 안동행, 행사정치, 악수정치로는 시민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고 진실이다. 

시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출마 입지자들은 낮은 자세로 받아들이고, 이제라도 고향에 뼈를 묻는다는 마음으로 안동으로 와서 생업도 하고, 집도 이사하고, 평소에 시민들과 소주도 마시면서 대화도 하고, 택시도 타고, 지역을 공부해서 지역 맞춤형 정책에 관한 소신을 매체를 통해서 공표하고 비판도 수용하는 옳은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게 시민들의 마음이고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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