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의 시사풍경] 안동·예천, 무료버스 운행 적극 검토해야
상태바
[안변의 시사풍경] 안동·예천, 무료버스 운행 적극 검토해야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3.11.17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호사 안형진
▲안형진 변호사.
▲안형진 변호사.

전국 최초로 청송군에서 무료버스 운행을 지난 1월 1일부터 시작했고,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시행 당시 포퓰리즘이라는 우려나 비판도 없지 않았으나 현재 군민들로부터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고, 전국적으로 이를 벤치마킹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시행되는 무료버스 정책의 효과에 대하여 실증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 수도권과 달리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노령 인구가 많고, 소득 수준도 낮다. 그래서 무료버스 운행이 주는 서민경제에 대한 효과도 막대하다. 

예를 들어 매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경우 하루 약 3,000원, 한 달 약 6만 원 정도의 버스 비용이 발생한다. 아이가 둘인 가정의 경우 12만 원을 교통비로 지출하는데, 이것을 무료화하니 고금리, 고물가로 빠듯한 살림에 달고 단 단비로 작용한다. 이렇게 아낀 돈으로 아이들 밥도 사 먹이고, 책도 사주니 지역경제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노령층의 경우를 보자. 청송장에 가면 장날(4, 9일)에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팔려고 나온 노인분들이 매우 많다. 상추 한 단에 2,000원 또는 3,000원 하는데, 채소 몇 단 팔려고 버스비를 3,000원 정도 지출하자니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요즘은 버스가 무료라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조금이라도 팔면 이문이 남으니 텃밭 채소를 수확해서 버스를 타고 장에 나오시는 분들도 많고, 구경삼아 장에 나오셔서 국밥을 자시고 가시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도 지역 경제의 선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무료버스의 운행이 노약자. 청소년 등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분들에게 아주 정확하고 정밀하게 혜택이 간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지방의 경우 버스를 타는 대부분의 경우가 노령층, 청소년 등 자가용 이용이 어려운 사정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복지 예산적인 관점에서 매우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욱이 젊은 층이 출·퇴근용으로 버스를 이용하는 서울 수도권과 달리 노령층, 청소년층이 주된 버스 이용객이라는 점도 이런 정책적 효과를 배가시킨다.

전국적인 현황을 살펴보아도, 무료버스가 단순한 포퓰리즘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사회적 약자를 살리는 정책임을 잘 알 수 있다. 

충북 진천, 전남 완도, 경북 봉화 등이 무료버스를 시행하기로 확정하였다. 전면 무료화가 예산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강원도 인제의 사례를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인제군은 65세 이상 어르신 무료 시내버스 이용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을 위한 협의를 완료하고 지난 9월 「인제군 어르신 버스 무료이용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한편 자체 예산 4억 6000만 원을 투입해 관련 시스템 개발 등 사전준비도 마쳤다.

안동, 예천은 청송, 완도 등과 같이 지방 중소도시이고, 노령층의 비율이 높고, 소득 수준이 서울 수도권에 비하여 매우 낮은 공통점이 있다. 

청송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료버스 정책의 긍정적 효과 즉, 서민경제에 대한 정밀한 복지 혜택, 지역 경제 선순환 효과가 위와 같이 실증적으로 검증되고 있고, 전국의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으니 이제 안동, 예천도 무료버스 정책의 도입에 대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