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변의 시사풍경] 3대 문화권 사업 적자운영, 어떻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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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변의 시사풍경] 3대 문화권 사업 적자운영, 어떻게 해야?
  • 권기상 기자
  • 승인 2023.12.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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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안형진
▲안형진 변호사.
▲안형진 변호사.

3대 문화권 즉, 유교, 신라, 가야 문화 사업은 지난 2008년 ‘5+2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로 선정돼 경북의 23개 시·군 43개 지구에서 특성을 살려 문화관광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약 2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는데 현재 경북 각 사업장의 현실은, 관광객들도 잘 찾지 않고, 적자 운영 때문에 그렇지않아도 어려운 시·군 살림의 숨통을 조이고 있어서 시·군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대 문화권 사업 가운데 안동시 도산면 동부리 일원에 조성한 사업장은 총사업비 약 3,930억 원이 투입되었고,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안동국제컨벤션센터로 구성돼 있는데, 3대 문화권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한편 경북 영주시 순흥면에 있는 선비세상은 선비의 삶과 정신·전통문화를 테마로 한 곳인데, 총사업비 1,694억 원을 들여 지난해 9월 개관했다.

당시 이 사업을 유치한 정치인들은 고용 유발 효과가 어떻고, 관광객이 올 것이라는 등의 장밋빛 전망을 하며 치적 과시에 열을 올렸었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이다. 

지난 11월 22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안동국제컨벤션센터 등으로 조성된 안동 3대 문화권 사업장의 올해 적자 규모는 48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영주시도 매한가지다. 22일 영주시에 따르면 선비세상의 최근 1년간(지난해 11월~지난 10월) 입장료 수입은 1억 8,764만 원인데, 연간 운영비는 64억 원으로 1년 만에 62억 원의 적자를 냈다고 한다. 

이 돈이면 안동, 영주에서 시내버스를 무료로 운행할 수 있는 엄청난 큰 금액이다. 청송은 이미 무료버스를 운행해서 선풍적인 반응을 얻고, 지역 경제 선순환을 달성하고 있다.

문제는 지방정부에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위 기사에서 안동시 관계자는 “3대 문화권 사업장이 도심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 “내년에 민간위탁자와의 계약이 끝나는 대로 적자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영주시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 유교와 관련된 관광지가 많아 관람객을 모으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고 하니 순탄치 않은 미래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런데 앞으로 계속 적자가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언제까지 이러한 난맥상을 노력하고 있다는 말 한마디를 믿고 기다려야 할까. 기업의 구조조정의 예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단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 3-5년 노력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사업성이 없다는 게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면 신속히 시설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해결 타령만 하다가 매년 혈세가 50억 원씩 줄줄 세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없으면 헐값에라도 매각해서 더 손해가 나는 것을 막고, 매각 대금으로 차라리 시내에 국제 규격의 수영장 등을 지어서 지역 주민도 좋고, 수영, 다이빙, 스쿠버 인구들이 안동으로 오게 하는 것이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전략일 것이다.

정치인들이 치적 과시용으로 시설을 마구 지어놓으면 결국 고생하고, 뒤처리해야 하는 건 시민들 몫이라는 것이 3대 문화권 사업이 주는 뼈아픈 교훈이다.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하되 안된다면 신속하고, 과감한 매각 처리를 통해 회생을 도모하는 대안에 대해서 이제 공론의 장에서 논의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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