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의료용 대마 활용 위한 규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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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료용 대마 활용 위한 규제개혁
  • 안동뉴스 편집부
  • 승인 2022.07.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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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김문년 겸임교수

"국민의 보건상 위해(危害) 방지를 위해 “대마 산업 주기별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마는 재생 가능한 생물자원으로 잎, 줄기, 뿌리, 꽃, 씨앗 등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아주 유용한 친환경 특용작물이다. 대마의 부위별 용도는 농업, 섬유, 식품, 화장품, 의약품, 동물용 영양제, 건축자재, 대체 에너지 등 대마의 효용적 가치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캐나다를 비롯한 60여개 국가가 의료용 대마사용을 허용하면서 대마 국제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대마성분 중 CBD(Cannabidiol)가 산업적으로 관심을 끌고 성장하는 배경에는 많은 선행연구에서 다양한 질병에 치료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률적으로 대마와 대마 성분이 농산물로 분류되었다는 점과 식품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는 정책적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마의 성분 중 CBD와 THC(Tetrahydrocannabinol) 성분의 연구 결과를 보면, 통증완화, 뇌세포 보호, 신경 보호, 치매, 심장건강, 당뇨병,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CBD 성분의 안정성과 치료효과는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인정하여 많은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고, CBD 추출물은 의약품(뇌전증‧치매‧암‧근육통 등), 건강기능식품(면역력 향상․콜레스테롤 저감), 화장품(염증․여드름․주름), 동물용 치료제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되지 못했던 이유는 대마 성분의 의학적 검증과 과학적 근거에 의해 규제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영향으로 UN 마약 단일협약을 거쳐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법적으로 규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연구를 통해 대마 성분의 치료 효과가 입증되면서 많은 국가들이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국외의 CBD 규제 동향을 살펴보면, 각 국가마다 규제 차이가 존재하는데, 어떤 국가에서는 식품과 식품첨가제로 사용가능하다는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있으나, 어떤 국가에서는 시판 전 안전성 평가를 요구하는 나라도 있고, 아예 허용하지 않거나 매우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국가도 있다.

미국은 2018년 12월 20일 「농업법(Farm Bill)」을 개정하여 대마초 건조 기준 THC 농도가 0.3% 이하를 산업용 대마로 정의하고 대마를 농산물로 법제화하여 식품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는 미수정 암꽃과 잎에 THC 0.3% 이하를 함유한 것을 산업용 대마라고 정의하여 CBD 양에는 제한 없이 사용하고 있다. 

EU(유럽연합)의 경우는 2020년 11월 유럽사법재판소는 EU회원국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된 CBD 시판을 다른 회원국이 금지할 수 없고, CBD는 마약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현재까지의 과학적 지식으로는 THC와 다르게 CBD는 향정신성 작용이나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식품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대마의 성숙한 줄기와 종자에서 추출된 CBD 오일은 대마로 간주하지 않고, CBD 오일이나 THC가 없는 CBD제품의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 중국은 대마의 성숙된 종자를 식품과 의약용 천연원료로 등재하는 등 오랜기간 전통의약품과 식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태국이 의료용 대마사용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한국도 식품의 기준과 규격에 대마 성분의 THC기준(대마 씨앗 5mg/kg이하, 대마씨유 10mg/kg이하)을 마련(2015.02.03.) 하였고, 의료용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사용 승인(2018년 12월)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안동시를 경북산업용헴프규제자유특구로 지정(2020.07.06.)하여 운영하고 있고, 지난 2020년 10월 16일에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대마 성분 CBD 기준(대마씨앗 10mg/kg이하, 대마씨유 20mg/kg이하)까지 마련했다. 

2021년 4월 1일부터는 대마성분 의약품 중 뇌전증 치료제(Epidiolex)가 건강보험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농촌진흥청이 CBD 함량이 증진된 대마의 제조방법과 THC 함량이 감소된 대마의 제조방법 등 의료성분이 풍부한 식물체 2종을 개발 후 특허출원(2022.03)하여 의료용 대마 법제화에 블루오션을 예고하고 있다.

WHO는 CBD 사용이 공중보건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2018년 6월). 그리고 UN 마약위원회(CND)가 WHO의 대마와 대마 관련 물질의 평가에 대한 권고를 받아들여 대마를 마약에서 제외했다(2020년 12월).

규제개혁은 불필요한 행정규제를 없애고 비효율적인 규제의 신설을 억제함으로써 사회·경제 활동의 자율과 창의를 촉진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 경쟁력의 지속적인 향상을 도모하는 데 있다. 현재 대마 산업은 글로벌 트렌드가 되었다. 대마의 전초를 마약류로 분류하는 것은 더 이상 현실에 맞지 않다. 

국제 대마 산업화에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마를 규제하기 보다는 활용 방안에 주안점을 두고 의료용 대마와 산업용 대마를 법제화해야 한다. 그리고 농촌 경제 활성화와 대마 식품 산업화를 위하여 대마의 부위별 유용성분(대마줄기, 뿌리, 새싹대마, 화분 등)을 식품공전에 등재해야 한다. 대마 산업화를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는 이제는 개혁해야 한다. 하지만 규제 개혁에 앞서 국민의 보건상의 위해 방지를 위하여 '대마 산업 주기별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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