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안동뉴스] 지난 19일 임명된 경북독립운동기념관 한희원 관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안동 독립운동가의 성지 내앞마을에 울려 퍼졌다.
20일 오전 10시 안동시민연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 등 시민단체 회원 30여 명은 지난달 12일 경북독립운동기념관 이사회가 한 관장을 추천한 이후 경북지역 27개 시민·환경·노동·교육·정치단체들과 독립운동가 후손까지 가세한 임명철회 요구에도 임명이 강행되자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안동시민연대 김헌택 대표는 "오늘은 독립운동기념관의 치욕의 날로 남을 것"이라며 "남 모르게 한 취임식이 끝났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여기는 이제 독립운동기념관이 아니고 정한론의 소굴,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곳으로 이름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선열들은 통탄할 일이다. 많은 분들이 함께 분노해야 할 일"이라고 통탄했다.
그리고 안동시민연대 전교탁 사무국장은 지난 18일 경북도가 공개한 한 내정자의 친일사관에 대한 의견서를 언급하며 "자신을 국가안보법 학자하고 했다"며 "독립운동기념관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도대체 이 나라를 왜 검사출신으로 다 채우려고 하는지, 분노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고 너무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 대표는 친일사관으로 비판하는 한 관장에 대해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와 이를 길러낸 학교를 훌륭하다고 한 것은 친일이 아니고 숭일이다. 일본을 숭배하는 사람이다"며 "우리는 온전히 우리의 독립운동이, 독립정신이 살아 있는 기념관이 되기를 원한다. 당장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안동대학교 교직원노동조합 임효진 지부장은 "초대 관장이였던 김희곤 교수와 전임 관장 세 분의 노력으로 좌빨이라고 인정 못 봤던 독립운동가를 양성화시켜 주민들이 내어준 땅에 이렇게 기념관을 세워놨다"며 "앞으로 독립운동기념관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학예사들과 관계자들을 꿋꿋이 지키고 도와줘야 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어진 발언에서도 전 시민연대 상임대표 이천우 목사 등 다수의 회원들이 한 관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을 이어가며 구호를 외쳤다.
한편 독립운동기념관 내 가두행진에서는 경찰의 불법집회 고지와 함께 폴리스라인에 부딪혀 진입이 어려워지자 한 관장 소환 요청으로 이어졌다. 결국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경찰의 2차 불법집회 고지와 더불어 약 20여분의 대치 끝에 성사된 한 관장의 면담은 5명으로 한정돼 이루어졌다.
면담 자리에서 한 관장은 사퇴 요구에 대해 "새겨 듣겠다"며 "제가 미흡하다고 하면 거기에 대해 반성하고 수정할 생각이다. 사퇴는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