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다 못한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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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다 못한 인간들
  • 오경숙 기자
  • 승인 2013.06.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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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동 기고문
▲ 김휘동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동물과 식물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치며 살고 있다. 그중에서도 동식물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생명보전과 후손의 전승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스스로 자기 생명을 포기하고 남의 생명 또한 작은 벌레 한 마리 밟아 죽이듯 죄의식마저 없으며 자기 생명을 이어줄 자식마저 서슴없이 버리는 생명천시 풍조가 이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지난 시간, 인간은 선한 것인가(성선설) 악한 것인가(성악설)의 논쟁에 접했을 때 나는 약간의 주저함도 없이 성선설(性善說)에 일관된 찬성을 견지해 왔었다. 그러나 인간생명을 에워싸고 생태적 환경적으로 일어나는 지금의 인간행태에 대해서 수많은 날을 보내며 고민한 생각은 성악설(性惡說)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부끄러운 결론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사연 몇 개를 담아 본다.

✤베이비 박스(Baby box)의 탄생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의 한적한 골목에 사용하지 않고 버려야 할 옷들을 모아 두는 의류 박스(bax)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아기는 여기에 두고 가세요” 라는 글귀를 써 놓은 베이비박스(Baby box)가 등장 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그것이 무엇인가 알아보았다.

요즘 들어 출산을 했으나 양육할 의사가 없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으면 갓 태어난 아기를 쓰레기통이나 공중변소에 버리고 가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그래서 천륜에 반하는 안타깝고 끔직한 행동을 보다 못해 서울 관악구의 한 목사님께서 2009년 12월, 아기를 넣어 두는 베이비 박스를 만들어 놓았다 한다.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넣어두는 숫자가 점점 늘어나자 세간의 쇼킹한 화제와 더불어 찬반의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 박스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서 박스에 버린 아이가 184명(2010년 4명, 2011년 37명, 2012년 79명, 2013년 4월 현재 64명)이나 된다고 한다.

국민일보 2011년 6월 23일자 보도에 의하면 2010년 한 해 동안 쓰레기통이나 공중화장실에 아기를 버린(유기)혐의로 검거된 산모만 34명이 되며 이들 대부분이 10대나 20대의 미혼모라고 하니 새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입양의 계기를 마련한 Baby box의 역할을 그나마 긍정적으로 바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존귀한 생명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인간의 잔혹함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하찮은 미물을 보더라도 종족의 보전을 위해 어떠한 고난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처절한 노력을 다하고 있지 않은가?

진정 인간은 동물보다 못한 것인가?

✤ 굶기고 안 입히고 버려지는 아이들 급증

2013년 봄 37세 어머니가 별거중인 아빠를 보고 싶다고 보채는 3살짜리 자기 아들을 때려 숨지게 했다. 시신을 가방에 담아 큰 돌 2개를 함께 넣고 창원 주남저수지에 버렸다는 충격적인 사건은 며칠 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또 고양시 반 지하 월세방에서 세 자매가 영양실조에 걸린 채 발견된 사건을 비롯하여 방임형 아동 학대가 급증하고 있다.

동아일보 보도에 의하면 전국 47개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신고 된 내용으로 2009년 769건, 2010년 859건, 2011년 1022건, 2012년 1104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니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성을 다하여 자기 새끼를 돌보며 키우는 동물들을 보기가 부끄럽다.

동물보다 못한 인간들…….

✤부모 잃은 하모니카 천사들의 눈물겨운 사모곡(思母曲)

2013년 3월13일자 매일신문에는 부모 없는 9명의 장애고아들이 열심히 하모니카 연습을 하고 있는 기사와 사진이 실렸다. 이들은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아버지 어머니를 그리는 사부곡과 사모곡을 하모니카로 연주함으로써 이를 계기로 자신들을 버린 부모님을 찾기 위함이라 한다. 어린 천사들의 이런 슬픈 사연에 잠시 숙연해진다.

동물보다 못한 인간들…….

✤남극의 영하 50도 혹한 속에서 종족을 이어가려는 황제 펭귄의 눈물겨운 자식 사랑

얼마 전에 MBC 창사 50주년 특집으로 황제 펭귄을 주제로 한 ‘남극의 눈물’(2013 방송대상 대통령상)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김진만 PD와 함께 송인혁 촬영 감독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남극 황제 펭귄의 300일 생태를 기록한 프로그램이었다.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워 주는 고귀한 메시지였다.

영하 50도를 밑도는 혹한과 시속150km의 눈보라치는 남극에 겨울이 오면 황제펭귄은 바다를 떠나 새 생명을 탄생시키려 남쪽 끝 얼음 땅으로 무리지어 대이동한다.

(*황제 펭귄은 지구상에서 생존하는 펭귄 중에서 가장 키가 크고(1.2m) 체중이 많아 나가고(22kg~37kg), 남극에서만 서식하며 등은 검고 가슴 부위는 창백한 노란색을 띠고 있으며 귀 부위는 밝은 노랑색: 임신 60일 수명20년)

1개월 이상의 긴 여행 끝에 철저한 1부1처로 얼음 땅에서 짝짓기를 하고 몇 주 후면 주먹만 한 알을 낳는다. 암컷은 알을 낳느라 기진맥진한 상태로 수컷에게 알을 맡긴다. 암컷이 수컷에게로 알을 옮기는 과정에 비록 2-3초라도 영하 50도의 찬바람을 쏘이거나 얼음 땅에 닫게 되면 알은 생명을 잃어버리게 된다.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밀착해서 알을 건네준다. 지친 어미는 또다시 태어 날 새끼 먹이를 찾아 뒤뚱뒤뚱 멀고도 먼 바다를 향한다.

알을 품은 수컷 펭귄은 몰아치는 눈보라 속에 온 몸이 하얗게 얼어 뒤덮여도 제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서서 알의 체온을 보호한다. 또한 한 시라도 호시 탐탐 노리는 도둑 갈매기와 바다표범의 공격에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다. 수컷 펭귄은 그처럼 안쓰럽고 한편 장엄한 모습으로 꿋꿋이 자신의 새 생명을 지키고 있다. 2개월 이상 지나면 새끼가 부화되기 시작한다. 수컷들은 몸속에 먹이를 저장해 지니고 있다가 토해서 갓 부화된 새끼 입속으로 넣어 준다. 극도로 지쳐 생명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 먼 바다에 나갔던 암컷들이 먹이를 뱃속에 채워 넣고 수컷에게 다가온다. 알을 품고 잇던 수컷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다. 수많은 펭귄들의 무리 속에서 그 펭귄 부부는 무려 2개월이나 떨어져 있었음에도 용케도 자신의 짝을 찾아 기쁨의 재회를 한다. 이 순간 그 모습이야말로 가슴 속에 찡한 감격을 받았다. 수컷은 새로 태어난 새끼를 암컷에게 인계하고 원기 회복과 새끼의 먹이를 구하러 또 다시 뒤뚱거리며 멀고도 험한 바다를 향한다.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새끼는 무럭무럭 자라나게 되고 차디찬 겨울은 지나가고 남극의 봄이 찾아오면 새끼를 데리고 바다로 나간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라나 아비 어미가 걸어 왔던 것처럼 대를 이어 그렇게 살아간다. 영하 50도가 넘는 혹한과 찬바람 앞에서 펼쳐지는 황제 펭귄의 부부애와 부성애 모성애를 우리 인간들은 큰 생명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동물보다 못한 인간들……. (2013. 6. 5)

글 / 솔바위 김 휘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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