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사람의 한없는 사랑을 받는 ‘영호’와 ‘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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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사람의 한없는 사랑을 받는 ‘영호’와 ‘영가’
  • 오경숙 기자
  • 승인 2012.12.1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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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동 기고문

‘영호’와 ‘영가’라는 지명은 안동지방에서만 사용하는 특유의 고유명사이자 안동의 상징적 의미가 깊이 내포되어 있다. 한자로 영호(映湖)의 영(映)자와 영가(永嘉)의 영(永)자는 서로 다른 글자로 어원이나 내포되어 있는 역사적 의미 또한 전혀 다르다.

먼저 영호의 어원과 역사에 대해 고증을 살펴본다.

‘영호루’하면 가장먼저 생각나는 것은 영남의 3대 누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진주의 촉석루와 밀양의 영남루, 안동의 영호루를 일컬어 사람들은 영남의 3대 누각이라고 한다.

고려 31대 공민왕께서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1361년 12월 복주(안동의 당시 지명)로 몽진(피난)와서 70일 동안 임시수도로 정하고 수도(개성)를 잃은 통한을 영호루에서 달래었던 역사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선조 41년(1608년)에 편찬한 영가지의 기록 ‘공민왕께서 영호루를 행행하여 드디어 배를 타고 노닐며 구경하고 호숫가에서 그대로 활을 쏘다……(중략)’에서 보듯이 영호루의 모습이 아름답게 호수에 비추고 있었기에 비칠 영(映)자와 물 호(湖)자를 조합해서 영호 누각의 이름이 명명되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영가지의 제 2권 첫머리에서는 영남산에 대해서 ‘부(府)의 동쪽 1리쯤에 영남산이 있으며 안동부의 주산(主山)이다……(중략)’라고 소개하고 있다. 안동시를 품안에 감싸 듯 하고 서있는 영남산은 안동의 기상이며 안동인의 상징처럼 자랑스럽다.

‘영남산이 높이 솟아 배움의 정신 보여주고……(중략)라는 어느 학교의 교가에서도 보듯 영남산은 안동인의 삶 속에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비록 해발 250m에 불과한 나지막한 산이지만 안동인 모두의 마음속에서 이 산은 그 산의 높이 이상으로 우리 마음속에 우뚝하게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영산으로 각인되어 있다.

한자로 쓰라고 하면 대부분은 영남산(嶺南山)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지금 전통문화 콘텐츠 박물관, 구시장, 신시장, 안동중학교에 이르기까지 시가지의 대부분지역은 옛날 자연 상태의 낙동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고 한다. 소(沼)와 호수에 투영되는 영남산의 물그림자가 너무나 아름답게 비추어졌던 까닭에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고갯마루 영(嶺)자가 아닌 비칠 영(映)자로 명명되어진 것은 아닐까 추정해 본다.

이런 까닭과 연유에 따라 영호루(映湖樓), 영남산(映南山). 월영교(月映橋), 월영대(月映臺), 영호초등학교(映湖初等),영호회(永湖會)등 비칠영(映)자로 이어지는 무수히 많은 명칭이 오랫동안 안동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고유 명사로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영가의 어원과 역사의 고증을 살펴보고자 한다.

‘영가’의 용어 또한 ‘영호’와 함께 안동지방에서 보편화된 일상용어라 하여도 지나친 말은 아닐 듯하다. 안동의 강남, 북 한복판을 관통해서 흐르는 낙동강은 강원도의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강물이 청량산과 도산서원을 거처 안동호를 이룬 후 안동시내의 우편집중국 앞에 이르러 영양 일월산에서 발원한 반변 천과 합류하여 강폭이 1,000m이상 넓어지고 낙동강의 본류를 만들어 서, 남쪽을 향해 흐르며 찬란한 영남권 문화를 형성해 왔다.

영가지를 편찬한 권기 선생께서 쓰신 서문을 보면 영가지(永嘉誌)로 책 이름을 짓게 된 경위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영가라는 글자의 뜻은 영자(永字)는 이수(二水)를 말하는 것이고……,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영가라고 한다.(二水中流地 風流是永嘉)’

▲ 솔바위 김휘동
이를 부언하여 설명하면 영자(永字)는 이를 파자(破字)하면 곧 이수(二水)가 되니 즉, 먼 곳에서 흘러 내려온 두 물줄기(二水, 永)가 만나 아름다운(嘉) 큰 강을 이루어 안동 역사와 문화의 꽃을 피우는 상서로운 의미와 함께 천하 길지(吉地)임을 글자와 뜻을 통해 나타내 주고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안동의 옛 지명 영가군(永嘉郡), 영가지(永嘉誌), 영가대교(永嘉大橋), 영가초등학교(永嘉初等學敎), 영가회(永嘉會)등 무수히 많은 영가란 용어 또한 영호(映湖)라는 이름과 함께 안동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불리어지고 있다.

영호(映湖)와 영가(永嘉)라는 이름이 안동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안동시민과 출향인사를 포함하는 우리 모든 안동사람들에게 변함없는 친근함과 아름다운 이미지(image)로 전해져 오듯이 앞으로도 세세손손 안동사람들에게 아름답고 자긍심 높은 이름으로 영원히 불리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솔바위 김 휘 동

(참고 문헌)
ㆍ안동문화원, (국역) 영가지, 안동, 영남사, 2001. p31, 87, 168
ㆍ안동대 민속학연구소, 고려공민와과임시수도, 형제인쇄기획, 2004.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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