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펼쳐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브라질을 맞아 0대3으로 지고 말았다. 조별예선 세 경기와 8강전까지 타이트한 일정으로 체력 고갈이 걱정됐던 대표팀은 결국 한 수 위의 브라질을 상대로 체력과 실력에서 모두 패해 3·4위전으로 밀려나게 됐다. 국민들 대부분이 애초에 우승후보로 평가되던 브라질을 상대로 이길 것이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경기가 끝난지 몇 시간이 흐른 지금은 모두들 약간은 덤덤하기까지 한 모습이다. 아니, 그보다 동메달을 놓고 3·4위전을 치를 상대가 바로 숙적 일본이라는 사실에 오히려 흥분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열린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체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을 허용해 1대3으로 패했다. 다행히(?) 배아플 상황을 모면한 우리는 이제 브라질만 이기면 아시아 국가 최초로 축구에서 올림픽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브라질은 역시 브라질이었다. 이어 열린 우리나라와 브라질 간의 준결승 경기에서 우리는 최강 브라질에게 힘없이 완패를 당했다. 경기 내용에 비해서 0:3 이라는 스코어는 조금 가혹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베스트 전력이 아니었던 점과 피로 누적에 의한 체력 문제를 생각해 볼 때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오히려 객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수비적인 전술을 사용하지 않고 당당히 공격으로 맞불을 놨던 홍명보 감독의 배짱이 놀라울 정도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강한 팀이라는 방증이기도 했다.
경기에서 이겨 메달을 추가하는 것과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 둘 다 중요하기에 지금까지 싸워왔던 것보다 더 나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 확실시 되는 이번 한일전이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