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아 에세이
<참된 스승의 모습은 온 우주에 존재하는 것이며 먼지 한 알에도 진리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참된 스승, 즉 우주만물에 대하여 감사하는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살아가면서 참 많이 접했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모래 한 알에도 우주가 있다는 뭐 그런.......
하지만 그러한 말들이 마음에 공명을 주지는 못했는지 나는 별다른 변화 없이 도시에서의 삶을 관성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떠한 계기로 하동에서 시골 생활을 하게 되면서 좀 더 자연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는 환경이 되었고, 점차 그러한 말들이 실제 느낌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산책을 하며 걷다 보면 아주 작은 곤충들이 얼마나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고 있는지, 너무나 작고 단순해 보이지만 이 우주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찾아서 제 모양의 퍼즐을 맞추고 있는지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밥풀만한 작은 꽃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도 섬세하게 제각각 아름답다.
그들을 바라보는 산책이라는 시간은 나에겐 새롭게 생긴 하나의 여유다.
시골이라고 그들에게 환경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농번기의 시골은 농약과 제초제 등으로 인간 뿐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선택되지 못한 많은 생명들이 고초를 겪기도 하는 시기다.
그저 멀리서 바라다 볼 땐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실제 그 그림 속으로 들어와 보면 현실과 삶이 엄연히 존재한다. 밖에서 바라다 보이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선 또한 삶에서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으로 다가오게 된다.
아주 작은 곤충이 화면에 커다랗게 배치되고 작은 꽃들도 확대되어 있다.
이러한 구도는 그들이 지닌 물리적인 크기가 아닌 존재가 지닌 가치에 기인한다. 작아 보이지만 너무나 큰 존재인, 어찌 보면 아직 태어나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하지 못하는 나보다 더 큰 존재인 그들에 대한 경외심, 그리고 그들을 키우고 보듬는 지구를 향한 존경이기도 하다.
이제야 먼지 한 알 속에 있는 진리가 조금씩 느껴지는 것 같다.
더운 여름, 일찍 열리는 아침 하늘은 고요 속에서 유난히 멀고 푸르러 보인다.
그 하늘을 바라보며 되뇌이는 요즘 생긴 습관 하나,
‘오늘도 지구와 그 가족의 안위를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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